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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초 필자가 관리자 노무관리력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어느 중견 기업의 케이스가 떠올라,
펜을 들게 됐다. 그 회사가 필자를 찾게 된 것은 노조의 경영권 간섭 때문이었다. 그 회사 CEO께서는
필자에게 "도저히 이 놈의 노조 때문에 회사 못해먹겠으니, 어떻게 좀 해달라"고 사정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필자가 노조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법률적, 사실적으로 노조는 회사와도 별도의 집단이다.
기업을 기반으로 한다고 해서, 기업이 근본적으로 해산해라 마라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이러한 태도는 부당노동행위로 판단받기 십상이다. 노무컨설팅을 전문업으로 하는 필자는
일단 그 분의 기대를 현실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사장님도 저도 노조를 해산시킬 방법은
갖고 있지 못하며, 그것은 부당노동행위로 현행법에 저촉되는 행위입니다. 제가 듣기에는 사장님의
진정한 바램은 노조가 불법과 월권을 저지르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고, 이는 회사 측이 먼저 노력함
으로써 노조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습니다"라고---.
가만히 필자의 말을 듣고 계시던 사장님은 필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추 사장님은 그래도 솔직하
시군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다른 전문가라는 분들은 사장님이 주문하시는 내용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며, 또한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던데요. 물론, 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뾰족한 방법도 없는
것 같았는데 말이죠. 그에 비해 추 사장님은 안 되는 부분은 왜 안 된다, 그리고 무엇을 통해서 어떠한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실한 청사진을 제시해 주시는군요. 좋습니다. 한 번 해봅시다"
그래서 그 회사의 재정, 일정에 맞도록 '최소의 비용, 기간 대비 최대의 효과'를 올릴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구상했고, 바로 그것이 '관리자교육 프로젝트'였다. 그 회사는 3년전 처음 노조가 생
겼는데, 그 이전에는 관리자 교육 같은 건 아예 없었고, 그 이후에도 한 해에 한 차례씩(1시간)
노동법과 리더십 교육을 이수케 한 것이 전부였다. 이 회사는 서비스업체로서, 말하자면 넓게는
사무직렬에 속하는 직종으로 구성돼 있었다. 현업 말단 사원 출신이 관리자가 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관리자와 사원의 위신이 근접해 있고, 정서나 이해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노조는 차장급 이하 모든 사원들이 가입하고 있었으며, 경영자와 관리자를 불신하며,
심하게 압박하고 있었다. 교육프로그램 설계를 위한 FGI인터뷰에서도 이러한 양상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노조가 설립된 이후, 이 회사는 의사소통 활성화 차원에서 회식 비용을 증액하고, 이벤트 행사도 개최
하는 등 관리력 향상을 위해 적지않은 돈을 쓰고 있었다. 그러나 교육, 이벤트, 회식 등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는 거의 가시화되지 않았다.
이 회사의 문제의 소재는 해결책의 번지수를 잘못 짚은데 있었다. 노동법 교육을 관리자에게 일회적으로
실시하고 있었지만, 아무리 신설노조라도 요즘 노조들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불법활동 정도는 회피할
줄 안다. 그리고 1시간의 법 교육으로 기본 지식이 갖춰져 있지 않은 관리자들이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교육내용을 기억하더라도 실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더욱이 리더십의 중요성과 부하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칭찬하며, 장점을 살려줘야 함을 강조하는
이른바 '착한 관리자론'이 관리실무에 미치는 효과란 단지, 학생 시절 교장선생님의 훈화(정신교육) 정도
로 보면 된다.
관리자들이 현실 관리 현장에서 사원들을 장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법들을 교육시켰어야 했다는 말이다.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노무관리 차원의 교육은 아니다. 관리자들이 일상에서 늘 행하는 조직관리에 대한
요령 교육인 것이다. 그리고 그 조직관리의 출발점은 '조직관리가 관리자의 고유업무'라는 것을 일깨우는 교육이며, 그 이후의 교육 내용은 그 회사의 노사관계, 문화, 관리자의 역량과 실태 등을 반영해 설계돼야 한다.
위 회사의 경우, 필자는 '참여적 문제해결 과정'을 제시했었다. 직종이 사무직이고, 관리현장의 문제들
이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부족 차원이 아니라 업무, 승진, 평가, 태도 등과 긴밀히 연관돼 있었기 때문이다.
'참여적 문제해결 과정'은 관리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을 관리자가 사원들에게 허심탄회하게 드러내
면서도, 과학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활용해, 사원과 함께 그 문제의 진정한 배경과 해결책을 모색해 갈 수 있게 인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상하 간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도출할 뿐만 아니라, 그 해결책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일정과 방법을 구상하며, 함께 해결해 갈 수 있도록 함을 골자로 하고 있다(끝)
(글쓴 이 : 추병호 노무사 / 비서 2183-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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